스위스는 세계에서 가장 정교하고 아름다운 철도 시스템을 자랑합니다. 특히 주요 관광지와 알프스의 절경을 연결하는 파노라마 열차는 그 자체로 하나의 여행 코스라 할 수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스위스를 방문하는 여행자라면 반드시 체험해 볼 만한 열차 노선 다섯 가지를 선정해 소개합니다. 풍경, 노선의 역사적 가치, 편의성 등을 기준으로 엄선했으며, 각 노선의 특징과 탑승 팁도 함께 제공합니다.
왜 스위스 열차 여행은 단순한 이동이 아닌가?
많은 이들이 스위스 여행을 계획할 때 기차를 단순한 교통수단으로 생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스위스에서의 열차는 단순히 한 도시에서 다른 도시로 이동하는 수단을 넘어, 그 자체가 하나의 관광이자 체험입니다. 세계적인 수준의 정시성, 창밖으로 펼쳐지는 알프스의 장관, 설계부터 승차감까지 섬세하게 설계된 파노라마 열차, 여기에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룬 철도 인프라까지. 스위스의 철도는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여행의 핵심’이라고 불릴 만큼 강력한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스위스 연방철도(SBB)를 중심으로 지역 철도회사들이 함께 운영하는 열차 노선들은 전국 구석구석을 연결합니다. 특히 관광객들을 위해 특별히 설계된 파노라마 열차들은 통유리 창문과 천장, 느린 속도, 오디오 가이드 등을 갖추고 있어, 창밖 풍경을 최대한 느끼고 즐길 수 있도록 배려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열차들은 빠르게 목적지만 향하는 데 목적이 있는 일반 고속열차와는 완전히 다른 경험을 제공합니다. 또한 스위스 열차는 사계절 모두 각기 다른 풍경을 보여주며, 노선에 따라 설경, 호수, 폭포, 목초지, 협곡, 성, 마을 등 다양한 자연과 문화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습니다. 열차가 천천히 고도를 올려가며 산맥을 오르는 동안 마치 자연 속을 미끄러지듯 지나가는 느낌을 받을 수 있고, 중간중간 정차하는 작은 마을은 도시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정취를 선사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스위스 열차 여행은 단순히 이동을 위한 교통수단이 아닌, 여행의 ‘목적’이자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스위스에서 꼭 타봐야 할 대표적인 열차 5가지를 중심으로 각 노선의 특징과 탑승 시 유의사항, 추천 계절, 사진 포인트 등을 정리하여, 여행자들이 보다 계획적으로 열차 여행을 준비할 수 있도록 안내합니다. 처음 스위스를 방문하는 여행자뿐 아니라 재방문자에게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실용적인 정보로 구성했습니다.
스위스 여행에서 절대 놓쳐선 안 될 열차 TOP5
스위스의 열차는 그 종류도 다양하고 지역마다 개성이 강하기 때문에, 모든 열차를 다 타보기는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여행 시간과 동선, 관심사에 맞추어 핵심적인 열차를 체험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여행 방법입니다. 아래는 스위스를 대표하는 열차 노선 중 꼭 타봐야 할 다섯 가지입니다.
1. 글레이셔 익스프레스 (Glacier Express)
‘세계에서 가장 느린 고속열차’라는 별칭을 가진 글레이셔 익스프레스는 체르마트와 생모리츠를 약 8시간에 걸쳐 연결합니다. 전 구간은 약 290km에 달하며, 총 291개의 다리와 91개의 터널을 지나게 됩니다. 가장 유명한 구간은 안데르마트~디젠티스 구간으로, 협곡과 빙하, 목초지, 산악 마을이 교차하며 압도적인 풍경을 자랑합니다. 파노라마 창문 덕분에 창밖 풍경이 한 폭의 수채화처럼 펼쳐지며, 사전 예약이 필수입니다.
2. 베르니나 익스프레스 (Bernina Express)
UNESCO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 노선은 스위스의 쿠어에서 이탈리아 티라노까지 이어집니다. 해발 약 2,253m의 베르니나 고개를 통과하며, 알프스의 만년설과 녹색 초원, 호수와 협곡이 극적인 대비를 이루는 장관이 펼쳐집니다. 특히 오픈 파노라마 차량이 인상적이며, 사진 애호가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노선입니다.
3. 골든패스 라인 (GoldenPass Line)
루체른~인터라켄~몽트뢰를 잇는 이 노선은 스위스 중북부에서 프랑스어권 지역까지의 지형과 문화 변화를 체험할 수 있는 여정입니다. 특히 루체른 호수, 브리엔츠 호수, 라보 포도밭 지대, 그리고 몽트뢰의 레만호까지 이어지는 경관이 아름답기로 유명합니다. 클래식 열차 스타일의 객차가 운영되기도 하며, 로맨틱한 분위기를 원하는 이들에게 적합합니다. 이 구간에서는 열차 진행 방향의 오른쪽에 앉으면 더욱 좋습니다.
4. 융프라우 철도 (Jungfrau Bahn)
유럽 최고 고도인 융프라우요흐역(3,454m)까지 운행하는 이 열차는 인터라켄에서 시작해 클라이네 샤이덱을 거쳐 융프라우요흐까지 오릅니다. 열차는 융프라우와 묀히, 아이거 3대 봉우리를 감상할 수 있는 창문 뷰를 제공합니다. 산악 열차 특유의 경사와 중간 정차역에서의 전망 감상 기회는 다른 열차와 차별화된 매력을 지닙니다.
5. 체르마트-고르너그라트 철도 (Gornergrat Bahn)
마터호른의 절경을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이 열차는 체르마트에서 고르너그라트 전망대까지 약 30분간 운행됩니다. 해발 3,089m의 전망대에서는 20개가 넘는 4천 미터급 봉우리를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구불구불한 산악 선로를 따라 올라가는 짧지만 인상적인 여정이며, 날씨가 맑은 날에는 마터호른이 그림처럼 눈앞에 펼쳐집니다. 이 열차들은 스위스 내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관광 열차로, 일부 구간은 예약이 필수이며, 계절별로 운영 상황이 다르므로 사전 정보 확인이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여름 성수기나 겨울 휴가철에는 좌석 확보가 어려울 수 있으므로 충분히 여유를 두고 일정을 계획하는 것이 좋습니다.
열차를 타는 순간, 스위스 여행은 완성된다
스위스에서의 열차 여행은 단지 이동을 위한 수단이 아닌, 풍경을 감상하고 문화를 경험하며, 여행의 여유를 만끽하는 전혀 새로운 방식의 여행입니다. 열차의 창문 너머로 보이는 설산과 호수, 고성, 초원, 작은 마을의 풍경들은 단순히 눈으로 보는 것을 넘어 감정과 기억으로 오래 남습니다. 특히 파노라마 열차를 이용하면 천천히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여행답게 여행하는 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글레이셔 익스프레스처럼 길고 우아한 여정도, 체르마트에서의 짧은 산악 열차처럼 압도적인 순간도 모두 스위스의 자연과 철도 기술이 만든 선물입니다. 열차를 타는 동안은 그저 창밖을 바라보며 마음을 쉬게 하고, 소리 없이 다가오는 풍경에 감탄하며 자신만의 여행 이야기를 쌓을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 소개한 다섯 개의 열차는 스위스 여행을 보다 깊이 있게 만들어줄 열쇠입니다. 단 한 가지라도 경험해 본다면 스위스의 진짜 매력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여행의 속도를 줄이고 싶을 때, 마음을 열고 풍경을 마주하고 싶을 때, 스위스의 열차는 언제나 그 자리에 서 있습니다. 기차에 몸을 맡기고, 천천히 스위스를 경험해 보세요. 당신의 여행은 그 순간부터 진짜가 됩니다.